초등학교 3학년 국어시간에 나온 올챙이국수. 첫째가 자기도 올챙이국수 먹어보고 싶다는 의견이 우리 가족의 주말 동네 코스로 당첨되었다. 아무래도 맛이 궁금하다기보다는 올챙이라는 단어가 먹어보고 싶은 호기심을 생기게 한 거 같다.
│서부시장 안에 있는 올챙이국수와 전병
제천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영월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동네이다. 물론 이곳에서 1년 동안 살았던 추억도 있다. 영월은 걸어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동네이지만 그렇다고 조용하지도 않다. 강원도의 유명한 관광지로 꽤 복작복작하고 닭강정, 메밀전병이 특히 유명하다. 닭강정과 메밀전병은 지역민들도 꽤 좋아하는 음식으로 단 관광객들과의 차이로는 각자의 입맛에 맞는 단골집이 있을 뿐이다.
일요일 오전 11시. 꽤 많은 관광객이 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한산한 편이다. 서부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우리의 주목적이었던 올챙이국수를 먹으러 앞쪽에 있던 '영월빈대떡'으로 들어갔다.
│영월빈대떡
위치- 영월군 서부시장길 15-10
영업시간 - 알 수 없지만 거의 매일 하시는 거 같다.
전화번호 - 033-372-6632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연인세트. 가족분들이 운영하시는 거 같은데 정말 친절하시다. 보통 사람 많은 곳은 덜 친절하다는 경험을 몇 번 해본 터라 친절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인데 연인세트를 주문하니 그 속에 포함된 올챙이국수는 "아이들이 먹기에는 김치가 매울 수 있으니 따로 접시에 드릴까요?" 하며 권해주셨다. 이런 세심함이 부모입장에서는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연인세트 - 17,000원
메밀전병(2개), 메밀 부치기, 녹두빈대떡, 수수부꾸미, 올챙이국수
올챙이국수는 올챙이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밀이나 쌀이 많이 생산되지 않는 산간지방 (충북-진천, 전북 - 무주, 강원도- 정선군, 평창군 등)에서 많이 생산되는 옥수수가루로 만들어지며 도토리가루로 만든 도토리 올챙이국수도 있다. 영월에서 만든 올챙이국수는 옥수수가루로 만든 것으로 연한 노란빛이 난다.
주방 한편에 미리 만들어둔 올챙이모양의 짧은 국수를 일정한 양 꺼내어 뜨거운 물에 몇 번 담금질을 해 국수를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끓고 있던 육수를 부어준다. 위에는 원래 김치와 깨, 김가루를 올려주시는데 아이들이 매워할 까봐 김치는 따로 주시고 깨와 김가루를 듬뿍 올려주셨다. 받는 순간 김가루의 고소하고 짭조름함과 따뜻한 육수가 바람이 추운 날 몸을 녹여줄 점심식사로 딱이다. 휘휘 저어 각자 한 그릇씩 받아 들고 맛을 보니 심심하다. 간을 아주 적게 한 육수다 보니 김치를 넣으면 매콤하니 간이 딱! 맞았다. 아이들도 매워서 못 먹을 줄 알았는데 입맛에 맞았는지 김치까지 넣어가면 후룩후룩 잘 먹더라. 여름에는 올챙이국수를 시원한 냉국으로 먹을 수 있다.
반 정도 먹었을 때 모둠전(메밀전병, 메밀 부치기, 녹두빈대떡, 수수부꾸미)이 나왔다. 메밀전병은 얇게 부친 메밀 전에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갓 만든 김치를 만들어서 넣으신 듯하다. 적당한 매콤함과 쫀득한 전 그리고 기름에 지진 맛까지 오랜만에 먹으니 너무 맛있어서 메밀전병만 집중 공략 했다. 그 후에 녹두전과 배추를 넣어 부친 메밀 부치기는 익히 상상할 수 있는 맛이고 녹두빈대떡은 녹두향도 좀 적고 내가 알기로는 돼지고기 간 것도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수수부꾸미는 달달한 팥앙금이 들어있어 음식을 다 먹은 후 후식으로 딱이다.
간단하지만 든든한 점심식사를 맛있게 마쳤다.
요즘 강원도로 캠핑이나 단풍구경을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배가 출출할 때 영월 서부시장에 잠시 들러 요깃거리로 전병과 올챙이국수 한 그릇 하기에 딱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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