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전주에 왔다. 아이들이 더 어릴 때 유모차를 끌고 왔다가 너무 힘들어서 다신 못 올 거 같았는데 지금 10세, 8세인 두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한옥마을 투어였다.
사실 한옥마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한 번만 가봐도 딱히 먹을 거 없는 거기서 거기인 먹거리였는데 아이들 견학 때문에 알아보니 그때부터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점심은 베테랑
공영주차장이 잘 되어 있어서 평일이었던 금요일 한산하게 들어가 아이들은 킥보드를 타고 나왔고 아침을 일찍 먹은 탓에 배고프다는 두 아이들을 데리고 배테랑칼국수로 향했다. 전주에 비빔밥도 유명하지만 전주에 사는 동안 비빔밥을 사 먹어본 적이 없다. 하하;; 베테랑 칼국수는 나에겐 추억의 음식 중 하나로 양도 맛도 가격도 다 적정 수준이라 가성비가 좋다. 거의 8년 만에 가본 그곳은 이제 아이들과도 같이 먹은 음식이 되었다.
자리먼저 찾고 앉으면 바로 선주문, 선결제 시스템으로 음식도 4가지만 판매하기 때문에 금방 나온다. 사실 주방에서는 주문이 들어가는 것과는 상관없이 쉬지 않고 계속 만드시는 거 같다.
칼국수 8,000원, 쫄면 7,000원.
새로운 식당과 음식에 낯을 가리는 첫째도 처음 먹어본 맛에 들깨향과 매콤함이 신기한 맛이라며 자기 입맛에 맞다고 하니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쫄면은 기본적인 맛으로 특별함은 없지만 또 시키게 되는 메뉴다.
다 먹고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소화를 시키러 경기 전으로 출발했다. 길거리에 핀 꽃도, 고양이도 앉아있는 사람들도 전주라 그런지 그저 정이 간다.
│경기전에서 역사 이야기
경기 전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초등학생 1,000원.
아이들에겐 따분하고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아주 큰 착각이었다.
아이들의 배경지식(초3, 초1)에 맞춰 설명해 주고 눈으로 직접 보니 더 흥미롭게 집중해 주었다.
이곳 경기전이 어떤 곳일까?
조선시대 알지? 조선시대를 처음 세운 사람이 이성계인데 이성계의 조상들(전주 이 씨)이 살았던 곳이 전주라 이곳 전주에 ‘태조 이성계’ 왕의 얼굴을 그린 그림인 초상화를 둔 곳이야.
왕이 입은 옷에 그려진 용의 발톱 갯 수는?
- 다섯 개!!
왕이 입는 옷을 용포라 하는데 왕만 용 발톱이 다섯 개로 제일 많았데.
등등 정말 많은 질문과 대답들이 오갔다.
어진박물관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왕이 되어보는 사진도 찍고, 색칠도 하고 어진이 그려지는 과정도 영상으로 보니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또 정전을 관리하는 관리인들의 집들을 보며 주방이 바로 방 옆에 있는 이유, 아궁이의 역할, 제기차기를 하니 한 시간 반이 훌쩍 지나있었다.
아이들이 너무 어릴 땐 한옥마을에 대한 추억이 힘들었던 기억뿐였는데 이렇게 어느덧 이야기를 하며 걸을 수 있게 되니 혼자였다면 절대 느끼지 못했을 거다. 그저 먹기만 하다 돌아갔겠지.. 이 외에 동학농민운동박물관도 가보려 했지만 이미 너무 진이 빠져 다음기회로 미뤄두고 집으로 향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3학년쯤 되면 설민석의 한국사나 쿠키런, 발가벗은 세계사, 벌거벗은 한국사 등 만화책과 티브이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많이 갖게 되는 거 같다. (둘째는 오빠 따라 보다 보니 알게 되었지만..)
슬슬 더 많은 역사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 같아 기대도 되고 나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재미있게 설명해 주려면 공부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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