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도 아침부터 바쁘다. 원조 콩국 먹으러 가기 전에 미리 속을 채워주기 위해 경주빵 - 황남빵을 먼저 들렀다.
여행은 항상 배가 부른 상태로 다녀야 한다. ㅎ
│경주빵 - 팥 가득 황남빵
경주빵. 경주에 온 관광객들은 손에 하나씩 들고 다니는 것 중 하나가 경주빵이다. 내가 아는 경주빵에는 3종류가 있다. 황남빵, 최영화빵, 이상복명과. 황남빵은 브랜드화가 잘 되어 있고, 최영화 빵은 뭔가 전통?! 같은 느낌, 이상복명과는 경주 곳곳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다.
대부분 리뷰들이 거기서 거기라는 평이 많아 줄 안 서고 당일 아침 8시에 문을 연 곳. 황남빵 집으로 왔다. 유명 카페나 빵집들은 황리단길이나 교촌마을, 릉 주변에 몰려 있어서 편하게 걸어 다닐 수 있다.
│위치&영업시간
위치 - 경북 경주시 태종로 783
영업시간 - 매일 8:00 ~ 20:00
황남빵도 대릉원 바로 앞 건너편에 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주차장도 아주아주 넓어서 주차하기도 편하다. 깔끔하고 현대식 건물에 카페도 함께 있을 거 같지만 경주빵-황남빵만! 파는 곳이다. 여러 가지 하지 않고 오직 황남빵만 파니 더 전문적인 거 같다. 낱개로 구입하면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는데 (개당 1,200원) 우리는 그냥 1박스를 구매했다. 오전 8시지만 벌써 뒤편 작업장에는 앙금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일하는 분들의 손길은 분주하다. 이미 몇십 박스는 포장되어 있는 듯하다.
황남빵 1박스(20개입) - 24,000원.
그렇게 황남빵을 사들고 아침식사(원조콩국)를 하러 갔다. 평소에는 아침을 든든하게 먹는 편이 아니라 시작부터 배부르고 점심도 먹어야 해서 빨리 소화를 시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준비된 두 번째 걸어서 경주 속으로 - 2는 교촌 마을을 가기로 했다.
│옛 것의 아름다움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촌마을
평일이라 아~주 조용할 줄 알았던 교촌마을은 학생들 수학여행과 체험으로 시끌벅쩍했다. 그때 한쪽에서 사람들이 떡 봉지를 들고 우르르 나오는 쪽을 바라보니 떡메치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체험비를 받는 것이 아니라 떡 또는 인절미 아이스크림을 구매하면 떡메치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보통은 체험비를 내고 그 체험비로 떡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아까운데 떡을 사면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조삼모사의 마케팅이 오히려 더 이끌리게 했다.
돌쇠 추천 세트
3번, 경주인절미 아이스크림 + 인절미 떡 - 13,500원
찹쌀떡 5,000원
분명 소화시키려고 했는데 다시 카페에 앉아 인절미아이스크림과 콩고물인절미, 찹쌀떡을 주문했다. 콩고물인절미는 콩고물이 가득 담긴 소쿠리에서 직접 찰떡을 넣고 잘라주시는데 왠지 더 먹고 싶게 자극했다. 잠시 후 나온 콩고물이 달달 고소한 게 인절미가 꿀떡꿀떡 잘 들어간다. 인절미 아이스크림도 그냥 바닐라아이스크림에 콩고물인절미를 넣었는데 인절미가 맛있어서 아주 색다르진 않지만 잘 먹었다. 단 우리 입맛엔 형형색색으로 뿌려진 과자가 조금 튀는 맛이라 어울리진 않았던 거 같다.
집에 와서 먹었던 쑥찹쌀떡은 콩고물인절미에 비해 너~무 달아서 좀 깜짝 놀랐다. 아무래도 따뜻한 차나 커피랑 같이 먹으면 조금 단 맛을 달래줄 거 같다. 단 하루에 하나 이상은 무리일 거 같다.
그래도 인절미와 아이스크림도 먹고 아이들이 체험도 해 볼 수 있어서 만족했다.
경주 교촌마을을 온 가장 큰 이유. 바른 부자의 모습을 보여 경주 최 씨 고택을 보기 위해서다. 평소 한옥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가 이끌리듯 왔다. 한옥을 공부하거나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그냥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한옥을 보면 편안하고 마당을 보면 품에 안긴 듯 아늑하다.
최부잣집의 가장 많이 알려진 가문의 육훈.
1.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마라.
2, 재산은 만 석 이상 지니지 마라.
3,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4,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마라.
5,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6,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이 글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엔 그 뜻이 엄청난 자재력과 통제라고 생각한다. 그 자세한 내용은 경주를 여행한 후에 다시 보게 된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4,5화에서 볼 수 있다.
그 후 독립군들의 자금마련을 위한 후원과 백성들과 어려움을 보살펴주는 큰 어른의 마음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여유로운 생활을 했을까? 이곳은 잔칫날 부침개와 국밥을 끓이며 마을 사람들과 잔치를 했겠지? 아침마다 이런 곳을 산책하면 얼마나 좋을까? 라며 남편과 나는 우리가 꿈꾸는 집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고택을 나와 옆으로 다시 길을 걸으면 향교가 나온다. 향교는 옛 교육기관으로 교촌은 마을에 향교가 있다는 의미이다. 이제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은 못하지만 매 달 여러 행사를 이곳에서 하는 거 같았다. 사람들이 계속 옴으로써 그곳이 계속 기억되고 이어져 간다면 그것만큼 문화를 지키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방문한 날엔 전통 혼례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행사처럼 하는 건가 했는데 진짜 혼례를 하는 중이었다. 관광객도 멀리서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경주를 걸어 다니며 느낀 것은 경주가 가진 역사의 유물들과 문화를 너무 잘 간직하고, 보여줘 1박 2일의 시간이 아깝지 않은 여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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